동남아는 '싸다'보다 '지속 가능하다'가 먼저다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지금, 많은 한국인 원격 근무자들이 ‘동남아’를 거주지로 선택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저렴한 생활비,
느슨한 이민 정책,
빠르게 확장되는 인터넷 인프라,
그리고 일 년 내내 따뜻한 기후.
그러나 막상 3개월 이상 체류하려 하면, 문제가 생긴다.
비자가 번거롭거나 제한적이고,
현지에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무시할 수 없으며,
한 번 출국하면 다시 들어오기 어렵거나,
장기 거주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행정 리스크가 있다.
이 글은 단순히 “동남아 어디가 싸다”는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한국인 디지털노마드가 실질적으로 3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세금 문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비자 체계 하에서 안정적인 수익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 TOP 5를
비자 유연성, 세금 제도, 생활 안정성 기준으로 정리했다.
인도네시아 (발리 중심) – ‘B211A 비자 + 세금 면제 구조’의 대표 케이스
인도네시아는 발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 디지털노마드들의 ‘장기 비자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장기 체류 후에도 세금 부담이 낮은 구조를 갖췄다.
비자 장점
- B211A 비자 (사회/비즈니스 목적):
초기 60일 발급 + 2회 연장 → 최대 180일 연속 체류 가능
대행사 통해 온라인 신청 가능, 전자 비자 발급됨
입국 후 체류지 등록 없이 대부분 활동 가능 - KITAS (장기 체류 비자)
조건: 현지 회사 스폰서 or 투자자 등록 시 발급 가능
일부 디지털노마드 대상 '원격 근무 KITAS' 시범 운영 중
세금 구조
- 183일 미만 체류 시, 인도네시아 세법상 비거주자 → 소득세 면제
- 원격 수익에 대해 현지 과세 없음 (단, 현지 계약 발생 시 예외)
- 현지 개인 사업자 등록 없이도 원격 근무 가능
주의사항
- 잦은 제도 변경이 있으므로 비자 연장 시 최신 정보 확인 필수
- 한국-인도네시아 간 조세조약 없음 → 한국 세무 신고 병행 필요
요약: 인도네시아는 ‘세금 리스크 없이 6개월 이상 체류 가능한’ 드문 국가다.
노마드 비자 도입이 예고되어 있어 장기 전략에도 유리하다.
태국 – ‘관대한 관광 비자 + 세금 미적용 국가’의 황금 조합
태국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노마드 국가 중 하나다.
치앙마이, 방콕, 푸껫, 코사무이 등 지역 선택지가 넓고
비자 루틴만 잘 설계하면 수년간 거주도 가능하다.
비자 장점
- Tourist Visa (TR): 60일 + 30일 연장 → 90일 가능
- METV (다중 입국 관광비자):
6개월 유효 / 입국마다 60일 체류
말레이시아 등 인근국과 연계 시 장기 체류 루틴 가능 - Smart Visa (디지털노마드, 스타트업용)
조건: IT, 디지털 분야 + 소득 요건 (연 6만 달러 이상)
4년 체류 가능 + 가족 동반 가능
세금 구조
- 183일 미만 체류 시 비거주자 → 소득세 없음
- 현지 계좌나 법인 없이도 외화 수입 인정됨
- 실질적으로 ‘원격 근무만 하는 외국인’은 과세 대상 아님
주의사항
- METV는 한국 내 대사관에서만 신청 가능
- 무비자 → 연장 → 출국 → 재입국 방식은 2회 이상 반복 시 입국 거절 사례 존재
요약: 비자 루틴 설계만 잘하면 ‘세금 제로 + 노마드 커뮤니티 + 저렴한 생활비’ 삼박자를 갖춘 최적지.
말레이시아 – MM2H 대신 디지털노마드 전용 비자로 재부상
한때 MM2H (Malaysia My Second Home) 프로그램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그 대신 2022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DE Rantau Nomad Pass라는 디지털노마드 전용 비자를 신설하며
노마드 친화 국가로 다시 부상 중이다.
비자 장점
- DE Rantau Digital Nomad Visa
- 12개월 체류 가능 + 1회 연장 가능
- 연 소득 최소 24,000 USD 이상 프리랜서 or 원격근무자 대상
- 온라인 신청 가능
- 무비자 입국(90일) 후 현지에서 디지털노마드 비자 전환 가능
세금 구조
- 183일 이상 체류 시 '거주자'로 간주되며
원격 수입도 과세 대상
단, 이중과세 방지 협정 통해 한국 납부 세액 공제 가능 - 183일 미만 체류 + 외화 수입 → 과세 없음
주의사항
- 디지털노마드 비자라도 ‘현지 계약 활동’은 제한됨
- 의료보험 필수, 현지 계좌 개설 시 비자 사본 요구
요약: 중장기 체류에 필요한 모든 요소(비자, 세금 안정성, 행정 명확성)를
공식 루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베트남 – 실전적이고 저렴하지만, 비자-세금 구조는 '불안정'
베트남은 한국과의 심리적 거리도 가깝고 물가도 저렴하다.
하노이, 다낭, 호치민 어디서든 노트북만 있으면 일할 수 있을 만큼 인프라도 빠르다.
하지만 비자 및 세금 구조는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이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비자 장점
- 2023년 이후 무비자 체류 기간 확대 (15일)
- 전자비자(E-Visa): 90일 체류 가능 + 다중 입국 가능
- 일부 지역(다낭, 호이안) 중심으로 노마드 커뮤니티 활성화
세금 구조
- 명확한 디지털노마드 비자 구조 없음
- 체류기간 183일 이상 → 베트남 세법상 ‘거주자’로 간주 → 소득세 부과 대상
- 현지 계약/지출 발생 시 세무 리스크 있음
- 다만 외화 수익 + 외화 유입 없을 경우 실제 과세는 거의 없음
주의사항
- 장기 체류 루틴 구성 어려움 (비자 90일 후 출국 필요)
- 복수 비자 연장 루트가 사설 대행 위주로 운영되어 불안정
요약: 비용과 작업 환경은 최고지만,
공식 비자·세금 시스템 부재로 인해 3개월 이상 장기 체류는 전략적으로 어렵다.
캄보디아 – 조용한 부상, 유연한 비자 시스템의 실속형 옵션
캄보디아는 아직 ‘핫한 노마드 국가’는 아니지만,
실제로 체류해본 사람들은 “정착형 노마드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비자가 유연하고, 외국인 대상 규제가 느슨하며, 세금 부담이 극히 적다.
비자 장점
- E-Class 비자 (Ordinary Visa):
입국 후 최대 12개월까지 연장 가능 (비즈니스 목적)
프리랜서/디지털노마드도 해당
대행사 통해 쉽게 발급 가능 - 전자 비자(E-Visa): 단기 체류 후 현지에서 연장 가능
세금 구조
- 외화 수익에 대한 과세 실질 없음
- 183일 이상 체류하더라도, 현지 수익 없으면 과세 회피 가능
- 개인 명의 사업자 등록 가능 / 현지 법인 세금율 20% 미만
주의사항
- 의료/인프라 수준은 다른 국가 대비 낮음
- 노마드 커뮤니티는 작지만 안정적
- 은행 시스템, 국제 송금은 느리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음
요약: ‘한 번 정착하면 오래 가는’ 구조를 갖춘 저밀도형 노마드 국가,
행정 리스크 없이 1년 체류 루틴 설계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
'잠깐 살다 가기'보다 '안정적으로 일하고 체류하기'
많은 디지털노마드가 동남아를 선택할 때
물가, 날씨, 와이파이만 보고 접근한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중요한 건 더 있다:
- 비자 연장 없이 3개월 이상 머물 수 있는가?
- 원격 소득에 대해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가?
- 장기 체류 시 법적으로 안전한가?
이 기준으로 본다면, 동남아 최적 국가 TOP 5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 인도네시아 (발리) | B211A 비자 + 세금 없음 | 제도 잦은 변경 |
2 | 태국 | 관광 비자 루틴 + 세금 유예 | 반복 입국 리스크 |
3 | 말레이시아 | 디지털노마드 비자 + 명확한 구조 | 일부 직업군 제외 |
4 | 베트남 | 저렴하고 자유로운 근무 환경 | 비자 불안정 |
5 | 캄보디아 | 1년 이상 체류 가능 + 세금 없음 | 인프라 부족 |
이제 중요한 건 어느 나라가 가장 싸냐가 아니다.
당신의 수익 구조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법적/세무적 기반을 제공하느냐가 핵심이다.
그 기반 위에 삶을 설계할 때, 디지털노마드는 단순한 이동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산자가 된다.